- 작성일
- 2024.12.23
- 조회수
- 76
- 작성자
- 조혜민
∥남재성 한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원주시는 2023년부터 ‘시민이 시민을 지킨다’라는 모토 아래 전국 최초의 ‘자율방범 합동순찰대’를 조직하여 매월 범죄 취약지역에 대한 대규모 합동순찰을 이어가고 있다.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합동순찰에는 원주시청의 다수 공무원은 물론 지역별 자율방범대와 사회단체, 관내 경찰 관련 학과 대학생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참여하여 내 가족과 내 이웃이 범죄 등 안전 위협요인으로부터 평온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원주시 합동순찰의 배경에는 그동안 원주시에서 대두된 취약한 안전 여건, 그리고 취약한 안전여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원주시의 적극행정 의지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원주시는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2024년 3월을 기준으로 36만1,000명을 상회하고 있다. 반면에 시민의 안전을 전담하고 있는 원주경찰서의 경찰력은 약 570명에 불과해 금년부터 경무관 서장 관서로 격상되어 소위 중심경찰서의 지위를 갖는 조직적 위상에 걸맞지 않는 실정이다.
또한 범죄발생 건수와 더불어 경찰관서 수, CCTV 설치대수 등 치안인프라 구축 현황에 따라 평가되는 범죄 분야 지역안전지수 역시 2023년을 기준으로 전체 5등급 가운데 4등급에 그쳐 열악한 원주시의 현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때문에 원주경찰서 경찰관들은 부족한 인력과 열악한 치안인프라에 따라 업무량이 지속적으로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히 헌신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원주시의 열악한 치안환경과 치안인프라의 극복은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즉, 원주시민의 범죄피해와 범죄 두려움을 감소시켜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모든 주체가 참여하는 통합적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요한 경찰활동이자 범죄예방의 이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지역사회경찰활동 개념에서는 시민과 경찰, 지역사회의 모든 공공기관이 상호 협력하여 지역사회의 무질서와 범죄, 기타 제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을 강조한다.
전 세계적으로 범죄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1980년대 이후 더 이상 경찰의 제한된 자원과 노력만으로는 범죄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이미 1970~1980년대 경찰 순찰효과성에 대한 경험적 연구를 통해 미국의 뉴저지주 뉴어크와 미시간주 플린트 시 등에서 도보순찰이 지역주민의 범죄에 대한 두려움 감소와 안전감 증진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그러므로 원주시에서 전개하고 있는 민·관 협력에 기반한 시민주도의 합동순찰 활동은 범죄예방과 안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재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선도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안전에 대한 원주시의 새로운 인식과 그에 따른 적극적 지원, 시민과의 유기적 협력은 지역사회경찰활동과 같이 안전에 대한 전 세계적 주요 이론을 정책적으로 실천하는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원주시의 노력과 시민의 자발적 활동은 앞으로도 시민의 범죄피해 억제와 범죄 두려움 감소, 안전감의 증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러한 노력이야 말로 지방의 특수성과 실정에 맞는 행정을 구현하고, 민주적 통제를 통해 행정의 민주화를 실현하여 지역 주민들의 사기와 창의성을 향상시킨다는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근본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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